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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스포일러 있음
완독일: 2023.03.08
이전에 읽었던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 밀실살인게임 2.0의 작가가 쓴 또다른 추리소설이다.
우타노 쇼고는 사람들이 가진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잘 이용한다는 평을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일종의 심리트릭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서술트릭에 속하지만), 이는 이 작품에서 훌륭하게 발휘됐다. <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에서도 이런 서술 트릭을 이용한 반전은 있었지만, <밀실살인게임>에선 전체적인 작품 내용에 비해서 사소한 반전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야기는 섹스 후의 장면을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이후에도 섹스와 연애에 대한 얘기는 지속적으로 언급된다. 이 또한 서술 트릭의 일부로서, 작가의 의도적인 배치라고 생각한다. 나루세와 사쿠라, 아이코 등 주요 등장인물들은 모두 60~70대의 노인이다. 일반적으로 매치가 잘 되지 않는 (선입견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섹스/연애와 노인이라는 조합으로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뿐만 아니라 주제의 일부로서도 훌륭하게 작용한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에서는 4가지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 나루세의 류이치로 살해에 대한 조사
- 호라이 클럽에게 이용당하는 후루야 세쓰코의 이야기
- 나루세가 과거 탐정 사무소에서 일할 때의 이야기
- 나루세가 안도 시로라는 노인의 부탁을 받고 그의 딸을 찾아가는 이야기 이 모든 이야기가 한 곳에 모이면서 진상이 밝혀지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3의 경우에는 사건 해결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랑/연애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렇게 관련없는 것도 아니다. 세라와 에바타의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과,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시절의 나루세를 그려내는 것으로 엔딩에서의 나루세의 선택에 설득력을 부여해주기 위함인 것 같다.
2를 제외하고는 모두 저마다의 미스터리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렇게 흥미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소설이 인상깊었던 이유는 앞서 말한 충격적인 반전도 있지만, 서술 트릭과 주제가 일치한다는 점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에서의 노인 문제(범죄에 취약/노출, 연금 등)를 함께 다루고 있다. 옮긴이는 ‘사회파 미스터리와 본격 미스터리가 적절히 어우러진 절충형 추리소설에 가깝다’고 평했는데, 이게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