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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탐정의 부재’의 스포일러 있음
완독일: 2023.03.10
‘천사’와 ‘2명 이상을 죽인 자는 천사가 지옥으로 끌고 간다’는 참신한 설정이 눈에 띄는 추리소설이다.
초반부는 이 ‘천사’에 의해 바뀐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인식, 범죄의 양상, 그리고 이에 연결된 탐정역인 아오기시의 과거사를 흥미롭게 풀어갔다. 그러나 정작 메인 무대인 도코요지마섬에서의 클로즈드 서클은 긴장감이 낮았다. 앞에서 말한 ‘2명 이상을 죽인 자는 천사가 지옥으로 끌고 간다’는 규칙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살인이 일어난다는, 흥미롭기 그지없는 상황에서의 긴장감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또한 ‘천사’라는 특수설정 그 자체도 조금 아쉽다.
‘천사’를 이용해 주인공의 과거사와 캐릭터성(신의 존재와 뜻에 대한 고민)을 구축하고 흥미로운 클로즈드 서클의 무대를 마련하는 것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추리소설의 핵심인 트릭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물론 ‘천사’가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 트릭이 하나 존재하지만 그 외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평이한 트릭이었다. 트릭에 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정리하자면 설정과 상황 자체는 흥미롭지만 그것이 전부인, 큰 감흥없는 추리소설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