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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스포일러 있음

들어가는 글

관람일: 2025년 2월 12일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4편이자, ‘캡틴 아메리카’ 샘 윌슨의 첫 영화다.
인피니티 사가의 완결 이후로 영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MCU고, 그래서 나도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이것만 보고 더 볼지 말지 정해야지’라 다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어땠냐면, 앞으로 MCU 영화 보기가 망설여지는 영화였다.

짧게 정리

2.5점.
가볍게 보기 좋은 팝콘 무비. 개인적으론 불호에 가까운 호 정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점

너무 빠른 전개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대통령을 향한 테러가 발생하고, 여기에 숨겨진 배후와 음모를 밝혀내고 저지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초반부는 빌드업을 쌓는 것 같다가도, 캠프 에코 원을 습격하는 시점부터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몰아친다. 그렇다보니 영화가 뚝뚝 끊기는 느낌을 준다. 기-승-전-기-승-전을 반복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인도양 해상전 이후 벌어진 레드 헐크와의 전투는 그저 덤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스파이 스릴러?

샘 윌슨 역의 앤소니 매키는 홍보 차 ‘본인등판’에 출연해 스파이 스릴러의 느낌을 담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영화 내에서 ‘스파이 스릴러’의 매력은 하나도 느낄 수 없었다.

너무 빠르게 진행되니 긴장감을 느낄 새도 없고, 복잡하게 얽힌 음모 같은 게 존재하지도 않으니 그에 따라오는 반전의 재미도 없었다.

매력없는 빌런

리더

본작의 메인 빌런이긴 하지만, 서사적으로 봤을 때 캡틴 아메리카의 빌런이라기엔 애매하다. 대립하는 대상이 로스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능력은 감마선 감염으로 인한 초지능. 이를 기반으로 사람의 정신을 조작하는 방법까지 알아낸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런 설정과는 달리, 지능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샘 윌슨이 ‘아다만티움 탈취 사건’ 당시에 구매자가 일부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일련의 흐름이 흑막(=리더)의 계획임을 암시하긴 한다. 또한 ‘어느 행동을 할 확률 몇%’ 같은 대사로 초월적인 계산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치밀한 계획’과 ‘예측’은 이때가 전부다.

사실 ‘어느 행동을 할 확률 몇%’ 같은 대사는 리더의 초지능을 보여주기 위한, 수준 낮은 연출에 불과하다. 심지어 작중에서 ‘이사야가 위험에 빠지면 샘이 캠프 에코 원에 오는 도중 돌아갈 확률이 몇 %였다’며 대놓고 예측이 틀렸음을 시인하며, 인도양 해상전이 끝날 즈음엔 아예 분에 못 이겨 소리지른다.

‘세뇌’의 활용도 아쉬웠다.
작중에서 세뇌된 이들은 슈퍼 솔져인 이사야 브래들리, 몇몇 고위직, 교도관, FBI 요원들, 전투기 파일럿 등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지능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니, 전개를 위해 편의적으로 사용됐다는 느낌이 강했다.

전체적으로 제모 남작 같은 지능형 빌런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 같으나, 지능적인 면모도 카리스마도 없어서 실망이었다.

액션과 CG

인도양 해상전에서의 공중 액션은 훌륭했지만, 맨몸 격투는 밋밋했다.

CG는 유독 레드 헐크 CG가 어색했다. 레드 헐크 단독샷은 괜찮은데, 다른 인물이랑 잡히면 어색한 게 눈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