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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팬레터’의 스포일러 있음.

Quote

“출항이다!”

관람일: 2025.05.03

개요

<원피스 팬레터>는 <원피스>의 스핀오프로, 넷플릭스의 소개문을 빌리자면, ‘밀짚모자 일당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하나를 그린 작품’이다.
작중 시간대는 정상전쟁 후 밀짚모자 일당이 샤본디에서 재집결할 때다.

후기

4.5점.
<원피스> 팬들을 위한 훌륭한 헌정작.


<원피스 팬레터>에 대한 사전 정보 하나 없이, 그저 ‘밀짚모자 일당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하나를 그린 작품’이라는 소개문 하나만 보고 봤다.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 안의 제 3자의 이야기를 그린 스핀오프를 좋아해서 그랬다.

평소 보던 시점이 아닌 제 3자의 시점으로 작중 사건을 바라보기에 새롭고, 특히 ‘평범한 일반인’의 이야기를 그리기에 작품 속 세계가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느낌이라 좋아한다.

약 24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를 잘 압축해 분량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적당한 느낌이었다.

특히 퍼즐 연출이 좋았다.

밀짚모자 일당에게 (좋은 의미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의 손이 하나하나 모여 퍼즐이 완성되어가고, 그토록 전하고 싶던 팬레터를 소녀 스스로 찢어버림으로써 퍼즐이 완성되는 일련의 장면이 인상 깊었다.

편지는 전하지 못했지만 동경하던 나미처럼 지혜와 재치로 힘 있는 사람들을 따돌린 소녀의 성장, 소녀의 독백에 화답하는 듯한 출항을 알리는 루피의 외침.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밀짚모자 일당에게 영향 받은 ‘평범한 사람’들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기에, 밀짚모자 일당의 성공적인 재출항에 (그들은 모를지언정) 그들의 팬들의 조력이 녹아있다는 점이 본 애니메이션이 단순한 스핀오프가 아니라 <원피스> 팬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 생각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 영상에서 다시금 들려오는 루피의 외침에 호응하며 빛으로 걸음을 내딛는 소녀의 모습은 편지의 마지막에 쓰는, ‘행운을 빌며’ 와 같은 끝맺음말 같았다.